힐다의 헛간에서 생긴 일 2
본문
“힐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내가 물었어. 하지만 곧 어리석은 질문을 했다는 걸 깨달았어. 헛간 아래쪽 바닥에 더럽고 냄새나는 물이 가득했으니 말이야. 밤사이 헛간 바닥이 물에 잠겼고, 힐다는 수도꼭지를 잠그려고 애를 썼던 모양이었어.
힐다는 소들이 물을 마실 수 있도록 파이프에 커다란 컵과 같은 통을 달아두었어. 소가 물을 마시고 싶을 때 코를 물통에 밀어 넣으면, 물이 흘러들어와 마실 수 있게 하는 특별한 통이었지. 그런데 그날 밤은 소 한 마리가 물을 마신뒤 통에서 코를 빼내었는데도 물이 계속 흘러나온 거야. 물은 밤새도록 계속 흘러 결국 바닥이 물에 잠기고 말았단다. 그래서 키도 작고 나이도 많은 힐다가 홀로 물을 막아보려고 애쓰고 있었던 거야. 힐다에게는 누가 봐도 절실하게 도움이 필요해 보였어.
힐다는 미안해하며 말했어. “이렇게 궂은일을 하게 하다니 정말 미안하네. 여기서 물을 모두 빼내는 일은 보통 일이 아닐 거야. 닭똥과 가축 배설물로 냄새도 지독하고 말이야.”
나는 힐다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하면서 내가 도울 수 있어서 기쁘다고 했어.
나는 먼저 물을 끈 다음, 힐다가 소들을 헛간 한쪽으로 옮기는 걸 도왔어. 그리고 낡고 구불구불한 사다리를 타고 헛간 꼭대기까지 올라가 건초 더미를 손수레에 떨어뜨렸지. 그다음에는 곡물이 가득 담긴 양동이를 아래로 내려보냈어. 마침내 기다리던 소와 닭들이 아침 식사를 할 수 있게 되었고, 나는 그들을 도울 수 있어 정말 기뻤단다.
그다음에는 엉망진창이 된 헛간에서 물과 거름을 퍼내고, 밀고, 쓸어내는 일을 했어. 한쪽 구역을 다 치우고 나서는 소들을 깨끗해진 곳으로 옮기고 나머지 다른 구역도 퍼내고 쓸어냈지.
마침내 바닥 전체가 다시 깨끗해졌어. 정말 쉽지 않은 일이었지!
집으로 돌아와서는 개들을 씻기고 말렸어. 그런 다음 우리도 깨끗이 씻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었지. 기분이 얼마나 상쾌했는지 몰라!
따뜻한 수프를 함께 먹으며 힐다가 말했단다. “어떻게 바로 그 시간에 올 수 있었던 게요? 내가 헛간에 온 지 몇 분도 되지 않았을 때 자네가 왔거든. 엉망진창이 된 헛간을 치우려면 하루 종일 걸리겠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지.”
나는 힐다를 꼭 찾아가야만 하겠다는 느낌이 얼마나 강하게 들었는지 말해주었지. “아마 당신을 지키는 천사가 제 수호천사에게 힐다 부인이 지금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 같네요.” 나는 웃으며 말했단다.
힐다도 웃었지. “자네 말대로 정말 그런 것 같아. 나는 이제 허리도 곧게 펴지 못하는 꼬부랑 할머니지만, 이런 일을 통해 예수님이 여전히 나를 사랑하고 계시다는 걸 다시 느끼게 된다네. 예수님은 언제나 그랬듯이, 지금도 나를 돌보고 계시는구려.”
힐다의 말이 옳았어. 나는 그날 아침,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음성에 순종한 것이 정말 기쁘다고 힐다에게 말했어.
그리고 마음속으로 다짐했어. 예수님이 원하시는 일이라면 언제든지 기꺼이 행하는 사람이 되자고 말이야. 그게 비록 사랑하는 친구를 도와, 더럽고 냄새나는 물이 가득한 헛간을 청소하는 일이라 해도 말이야. 너희는 어떻게 생각하니? (마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