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04일

제시카 이모할머니의 선택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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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미 쉐랄드 각색


이모할머니가 세 조카딸 가족들을 방문하신다는 소식에, 일곱 명의 조카손녀들은 한껏 들떴어요. 직접 뵌 적은 한 번도 없었지만,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분처럼 제시카 이모할머니가 참 친근하게 느껴졌지요.


이모할머니는 매우 부유하셨어요. 매년 생일과 크리스마스가 되면, 제시카 이모할머니는 직접 쓴 카드와 함께 선물을 보내주셨고, 아이들은 그것을 손꼽아 기다렸어요. 그리고 드디어, 처음으로 이모할머니를 직접 만나게 된 거예요!


이모할머니는 편지를 통해 이렇게 일정을 알려주셨어요. “기차역에서 가장 가까운 서머필드네 집에서 함께 만나자꾸나. 내가 오래 머물 수 없기 때문에, 모두 오후 4시 30분까지 그곳에 도착해야 한단다. 사랑하는 세 조카딸들과 일곱 명의 조카손녀들 모두 너무 만나고 싶구나. 이번엔 특별히 조카손주 일곱 명 중 한 명을 데리고 여름방학 기간 동안 캘리포니아로 함께 여행을 가 볼 계획이란다.”


학교가 끝나자, 일곱 명의 소녀들은 서둘러 서머필드의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타며 몹시 들뜨고 신이 났어요. 엄마들은 이모할머니가 꾸물대는 걸 싫어하시고 약속 시간을 아주 중요하게 여기신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소녀들에게 꼭 시간을 지켜야 한다고 신신당부를 했지요.


버스를 기다리며 소녀들은 이모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로 한창이었어요. 특히, 누가 이모할머니와 함께 캘리포니아에 가게 될지에 대한 이야기로 들떠 있었지요.


“우리 중에서 내가 제일 나이가 많으니까, 당연히 내가 가야 해.” 샐리 브론슨이 명랑하게 말했어요.


“하지만 우리 엄마들이 내가 이모할머니랑 제일 닮았다고 하셨어. 그러니 나를 고르시지 않을까?” 제시카 서머필드가 웃으며 말했어요.


“음, 내 생각엔 할머니가 오히려 나를 고르실 것 같아. 나는 나이가 많은 것도 아니고, 할머니를 닮지도 않았고, 할머니의 이름을 따지도 않았으니 말이야.” 샐리의 동생 로레타가 말했어요.


로레타가 할머니를 따라 캘리포니아에 가서 사촌들에게 카드를 써서 보내겠다고 약속하자 모두가 까르르 웃음을 터뜨렸어요.

아이들은 각자 자신이 선택되어야 하는 이유를 이야기하며 즐거워했어요. 베스를 제외하고 말이에요.


“베스, 넌 어떻게 생각해? 혹시 이모할머니가 널 데려가시지 않을까?” 마라 서머필드가 물었어요.


하지만 베스는 걸음을 재촉하면서도 자꾸 어깨 너머로 누군가를 계속 지켜보고 있었어요. “미안해. 대화에 잘 집중하기가 어려웠어. 저기 회색 옷을 입은 한 할머니가 보여? 파란 깃털이 달린 모자를 쓰신 분 말이야. 무언가 초조하고 불편해 보이시는데, 도움이 필요하신 것 같네.” 베스가 말했어요.


“얼른 와, 베스. 별일 아니실 거야.” 사촌 앤이 말했어요.


그 할머니는 아마도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 같았어요. 


“늦으면 엄마가 정말 싫어하실 텐데.”


하지만 베스는 결심했어요. “난 저 할머니를 도와드려야겠어. 너희는 먼저 가. 난 다음 버스를 타고 갈게.”


앤은 고개를 저으며 나머지 사촌들과 급히 길을 떠났어요. “정말 베스다운 행동이야. 괜히 말다툼하진 말자.” 앤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어요.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