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서 드린 조의 기도
본문
“할아버지, 이야기 하나만 더 해 주세요.” 아이들이 간청했어요. 할아버지는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빛을 보더니 결국 이야기를 시작하셨어요. 지금부터는 할아버지가 들려주신 이야기를 해 줄게요.
내 나이 겨우 여덟 살 때 엄마가 돌아가셨단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살 집이 없어졌지. 하지만 친절한 농부 브라운 아저씨와 그 아내가 나를 데려가서 돌봐 주셨어.
어느 날 아침 식사를 하는데 농부 브라운 아저씨가 말했어. “조, 우리는 오늘 시장에 갈 거야. 우리가 없는 동안 매 둥지가 있는 나무에 가보겠니? 그리고 그 나무에 올라가서 둥지들을 없애렴. 매는 위험하거든. 매가 우리 닭들을 자꾸 훔쳐 간단다.”
농부 브라운 아저씨와 아내가 큰 마차를 타고 떠나자 나는 그 나무가 있는 곳으로 갔단다. 그리곤 나무에 올라 매 둥지 몇 개를 망가뜨렸어. 이번엔 다른 나무보다 더 크고 아주 오래된 한 나무에 올라갔지. 그런데 내가 발을 딛자 나무 꼭대기 옆의 큰 가지가 부러졌어. 나는 그 부러진 가지가 떨어지며 생긴 구멍 근처를 내려다보았어. 아니나 다를까! 그 속에 매 둥지가 보였지. 나는 매 둥지를 발로 차서 없애려고 나무 구멍 입구 쪽으로 몸을 낮추었지. 그런데 그 둥지 아래의 나무 부분은 텅 비어 있었던 거야. 그것도 모르고 둥지에 발을 대자 갑자기 새 둥지가 무너졌고 내 몸도 균형을 잃고 구멍 속으로 떨어져 버렸어.
나무의 비어있는 속으로 쏙 빠져 버린 거야. 나는 그 안에서 잔뜩 겁에 질렸어. 하지만 아무리 발버둥 쳐도 나무속의 매끈한 벽을 타고 위로 올라갈 수가 없었어. 마치 내가 그 구멍에서 죽을 운명인 것만 같았어. 나를 도와줄 사람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나는 기도하기 시작했어. “제발 도와주세요, 예수님.” 나는 간절하게 기도했지. 그러다가 나무의 한쪽 부분에 누군가가 나무를 베던 작은 틈을 발견했어. 그 틈을 통해 사람들이 거의 다니지 않는 오래된 길을 볼 수 있었어.
그때 그 길 위로 말 여러 마리가 이끄는 마차가 한 대가 오는 모습이 보이는 거야. 그걸 보고서 내가 얼마나 기뻤을지 상상이 되니? 마차가 가까이 다가오자 나는 있는 힘껏 큰 소리로 외치기 시작했어.
마차를 이끄는 남자는 내 고함을 듣고는 고개를 이쪽저쪽으로 두리번거렸어. 그는 내 목소리가 어디서 들리는지 도무지 알 수 없어 보였어. 물론 나는 계속 소리쳤고 마침내 그 남자는 천천히 마차에서 내려 내가 있는 쪽으로 걸어왔어. 그리고 드디어 날 발견했지.
“얘야, 너 그 안에서 뭐 하니?” 그가 물었어.
나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했단다. “구멍을 뚫어서 저 좀 꺼내 주세요.” 내가 애원했단다.
그 남자가 장난치듯 말했어. “도무지 어떻게 꺼내야 할지 잘 모르겠는 걸? 내가 너를 꺼낼 수 없으니 너는 평생 거기에 있어야겠구나.” 그러나 그는 곧 도끼를 가져다가 내가 나갈 수 있을 만큼 큰 구멍을 만들어 주었어. 아, 얼마나 감사하던지!
“얘야, 그거 아니? 나는 원래 이 길로 올 생각이 없었어. 이 길은 너무 낡았거든. 그런데 내 말들 갑자기 이 길로 들어선 거야. 말들이 어떻게 이 오래된 길로 들어섰는지 도대체 그 이유를 모르겠구나.” 남자는 말했단다. “나는 오래도록 이 길을 가 본 적이 없거든.”
“저는 그 이유를 알아요. 제가 예수님께 저를 밖으로 꺼낼 사람을 보내 달라고 간절히 기도했거든요. 그래서 예수님께서 말머리를 돌려 아저씨를 이곳으로 보내 주신 거예요.” 나는 빙긋이 웃으며 대답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