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벽으로 지켜주신 하나님
본문
몇 년 전의 일이었어요. 존은 엄마와 할머니와 함께 언덕 아래 작은 통나무집에서 살았답니다. 존에게는 형제나 자매가 없었지만, 가장 친한 친구가 있었어요. 바로 사랑스러운 개, 콜리였죠. 콜리는 집을 지키고 목장에서 소 떼를 이끄는 일뿐만 아니라, 존과 숨바꼭질하며 노는 것도 무척 좋아했어요.
존은 자신이 사는 고요하고 아늑한 시골집을 정말 사랑했어요. 그곳에서는 큰 걱정 없이 평화롭게 지낼 수 있었거든요. 하지만 어느 날, 마을에 무서운 소문이 들려왔어요. 위험한 도둑 떼가 주변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괴롭히고, 집과 헛간에 불을 지른다는 소식이었어요. 심지어 존이 사는 언덕 꼭대기에서도 도둑 떼가 숨어 있는 아지트가 보일 정도였지요. 그 모습을 보고 존은 이제 자신들이 사는 이 언덕도 더는 안전하지 않다고 느꼈어요.
어느 흐린 겨울날, 한 친절한 이웃이 서둘러 존의 집을 찾아왔어요. 그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엄마와 할머니에게 이렇게 말했어요. "도둑들이 내일 이곳으로 올 거라고 해요! 조심해야 해요!"
이웃이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자, 엄마는 천천히 작은 부엌으로 들어가 할머니 옆에 있는 낮은 흔들의자에 앉았어요. 엄마는 생각에 잠겨 나지막이 말했어요. “강도를 피해 숨을 수 있는 안전한 곳이 없는 것 같구나. 우린 어떻게 해야 할까?”
존은 엄마를 조용히 바라보더니, 다가가 다정하게 엄마의 목을 팔로 안았어요. 그러고는 작은 입술로 엄마의 뺨에 뽀뽀를 했답니다.
“엄마,” 존이 조용히 말했어요. “하나님께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꼭 도와주실 거예요.”
그 말에 엄마의 얼굴에 잔잔한 미소가 번졌어요. “그래, 맞아. 하나님께서 도와주실 거야, 존.” 엄마는 말했어요.
“우리가 이 집을 떠날 수 없다는 것을 가장 잘 아시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도우시고 지켜봐 주실 거야.”
간단히 저녁 식사를 마친 후, 온 가족은 무릎을 꿇고 함께 기도했어요. 엄마는 마음을 담아 기도하며 말했어요. “하나님, 우리 주변을 당신의 보호의 벽으로 감싸주시고,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우리를 안전하게 지켜주세요. 아멘.” 기도를 마친 뒤, 가족들은 무릎을 펴고 일어났어요. 그들의 얼굴에는 하나님께서 이 기도를 들으셨다는 확신과 평안함이 가득했어요.
존은 따뜻한 침대로 기어들어 가며 하나님께서 과연 어떤 ‘보호의 벽’을 둘러 주실지 궁금했어요.
다음 날 아침 존은 눈이 휘둥그레졌어요. 그리고 이 창문에서 저 창문으로 뛰어다니며 바깥에 펼쳐진 온통 새하얀 세상을 보았어요. “엄마! 할머니!” 존이 불렀어요. “눈이 왔어요. 눈 좀 보세요! 이렇게 많은 눈은 처음 봐요. 우리 집 주위에 잔뜩 쌓여 있어요!”
하나님께서는 밤새도록 두꺼운 눈송이를 빠르게 뿌려주시고 바람을 불게 하셨어요. 소용돌이치듯 휘날리는 눈송이들이 땅 위에 겹겹이 쌓이며 거대한 눈 더미가 되었지요. 특히 도둑들이 지나는 도로 쪽에는 눈이 유난히 높이 쌓였어요. 결국, 작은 오두막집은 온통 눈 속에 폭싸여 완전히 감춰지고 말았답니다!
도둑들이 언제 지나갔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도둑들이 바로 집 근처까지 왔었지만 눈 속에 감춰진 집을 전혀 보지 못하고 그냥 지나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 누구의 도움도 없이 저 눈으로 된 보호벽을 만드셨어요. 그렇지요?” 존이 엄마에게 말했어요.
엄마는 존에게 미소를 지었어요. “그렇단다, 존.” 엄마는 대답했어요. “하나님께서는 그분을 사랑하고 믿는 사람들을 위해 언제나 보호의 벽을 만들어 주실 수 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