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19일

폴의 작은 카나리아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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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제인은 약속을 지켰고, 폴은 제인이 가르쳐 준 대로 레이스를 만들 수 있게 되었어요. 호기심 많은 펫은 폴이 사용하는 실 가닥을 끌어당기며 지저귀었어요. 그럴 때마다 폴은 펫을 다시 횃대에 앉혀 두고, 완벽하게 만들 수 있도록 작업에 최선을 다했어요. 


제인도 폴을 돕게 되어 기뻤어요. “내가 물건 파는 데서 네가 만든 것도 팔아볼게.” 제인이 신이 난 폴에게 말했어요. “네가 열심히 일한다면 씨앗뿐만 아니라 펫이 밤에 잠잘 수 있는 새장도 살 만큼 돈을 벌 수 있을 거야.”


폴은 웃으며 제인에게 말했어요. “펫은 새장이 필요하지는 않을 것 같아. 그래도 가끔 엄마가 오렌지나 사과를 사 오실 돈은 벌 수 있겠네.”


펫은 아주 똑똑한 작은 새였고 폴이 가르쳐 주는 재주를 잘 익혔어요. 그중 하나는 ‘죽은 척하기’였어요. 폴이 펫에게 죽은 척하라고 하면, 펫은 순종하며 등을 대고 누워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었어요. 또, 폴이 입술에 씨앗을 물고 있으면 펫은 그 씨앗을 콕 빼내어 먹기도 했어요. 


때로는 펫이 먼저 장난을 걸기도 했어요. 폴이 손으로 바쁘게 일하느라 펫과 놀아주지 못하면, 펫은 폴의 머리 위로 날아와 머리카락을 당기거나 눈썹을 당기기도 했어요!


엄마는 폴의 변화를 믿기 어려웠어요. 예전에는 늘 지루한 듯 슬프게 앉아만 있던 폴이 이제는 노래하며 손으로 부지런히 일하는 거예요! 폴의 무릎 위에 앉은 펫도 폴을 바라보며 종종 노래했어요. 엄마는 폴이 키도 더 자라고 굽었던 몸도 더 곧아지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언젠가 폴이 자라 어른이 되면 엄마를 돌볼 수도 있을 거라고 엄마는 말했어요. 


어느 날 이른 새벽, 아직 해가 뜨기도 전에, 놀랍기도 하고 무서운 일이 일어났어요. 폴은 펫이 머리카락과 눈썹을 미친 듯이 잡아당기는 바람에 잠에서 깼어요. 폴은 펫을 횃대로 돌려보내려 했어요. “어서 가서 자.” 폴이 졸린 목소리로 펫에게 말했어요. “아직 일어날 때가 아니야.” 하지만 이번에는 펫이 전혀 순종하지 않는 거예요. 그래서 폴은 펫을 잡으려고 손을 뻗었어요. 그러다가 우연히 손이 벽에 닿았어요. 어! 그런데 벽이 너무 뜨거운 거예요!


“엄마, 빨리 와보세요! 벽이 뜨거워요!” 폴이 엄마를 불렀어요. 바로 옆집에 불이 난 것을 깨달은 엄마는 복도로 뛰어나가 이웃들을 깨웠고, 곧 소방관이 와서 옆방에 난 불을 재빨리 껐어요. 하지만 폴과 엄마가 사는 방은 옆방과 함께 심하게 불에 타고 말았어요. 불은 옆방의 스토브 가까이 있던 옷에 불씨가 붙으면서 시작된 것이었어요. 


그날, 일꾼이 피해 입은 곳을 수리하는 동안 폴과 펫은 제인과 함께 지냈어요. 공동 주택에 사는 모든 사람들은 건물을 지키고 많은 사람의 목숨을 구한 폴과 카나리아를 보러 왔어요. 건물 주인도 그들을 보러 왔어요. 주인은 많은 입주민의 목숨과 재산을 지킬 수 있었던 것에 대해 몹시 고마워했어요. 이 모든 것은 다른 방에 불이 붙기 전에 펫이 폴을 깨운 덕분이었어요. 


불에 탄 방 수리가 모두 마쳐진 후, 집주인은 폴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다며 무엇을 해주면 좋을지 물어보았어요. 


“혹시 제가 밖에 나갈 수 있도록 목발을 얻을 수 있을까요?” 폴이 수줍게 말했어요.


집주인은 기꺼이 폴에게 목발을 사주었어요. 엄마에게는 집에서 일을 하며 폴과 함께 있을 수 있도록 새 재봉틀도 사주었어요. 그리고 펫에게는 좋은 새장과 1년 내내 먹을 수 있는 충분한 양의 씨앗도 주었어요. 


이 작고 소중한 새 한 마리가 폴과 엄마와 많은 사람의 삶에 얼마나 큰 변화를 만들었는지 몰라요. 작은 새 펫은 오늘 우리에게도 참 좋은 본보기가 되나요? (마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