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07월 23일

에이미 쉐랄드의 고양이 스푸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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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이제 더 이상 동물 친구는 키우지 않으려고 해.” 부들이 죽은 뒤 어느 날, 아빠가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우린 동물을 집에서 키우면 정을 너무 많이 줘. 필리핀 선교지로 돌아가면 너희들은 어차피 기숙 학교를 다닐 거고 예전처럼 집에 많이 있지 않기도 하잖니.” 아무도 아빠의 말씀에 토를 달지 않았어요. 


가족들이 미국에서 두 번째 휴가를 보내고 있을 때, 합회에서 다시 필리핀으로 돌아가 마닐라에 있는 한 병원의 경영 관리를 해달라고 아빠에게 연락이 왔어요. 다시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가서 새로운 이웃들을 만나게 될 거란 뜻이었지요. 그렇게 가족들은 필리핀의 다른 지역으로 다시 돌아오게 된 거예요.


디나는 엄마 아빠와 떨어져서 싱가포르에 있는 학교에 다닐 만큼 컸어요. 일 년여를 그렇게 선교사 자녀들을 위한 기숙 학교에 다니고 있을 즈음, 세리도 이제 학교 갈 때가 되었지요. 세리는 언니 디나와 함께 그 학교를 다니기로 했어요. 디나와 세리가 싱가포르로 떠나기 바로 전날, 그 학교로 갈 다른 여자아이 두 명도 같은 비행기를 타고 함께 가기 위해 디나네 집으로 왔어요.


다음 날 아침 일찍, 엄마는 먹을거리를 사기 위해 시장에 가셨어요. 문을 열고 나가자마자 엄마는 어디선가 가냘프게 “야옹” 하는 소리를 들었어요. ‘안돼!’ 엄마는 생각했어요. ‘소리가 들려오는 쪽은 쳐다도 안 볼 거야.’ 


엄마가 시장에서 돌아왔을 때, 이웃 아저씨가 뒷문으로 밖을 내다보며 인사하셨어요. “안녕하세요? 확실하진 않지만 누군가 아주머니 댁 담장 너머 뒤뜰에 새끼 고양이를 두고 간 거 같아요.” 


엄마는 ‘안돼!’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나왔지만 그저 빙그레 웃으셨어요. “뒤 담장 바로 옆이 길가라 사람들이 담장 너머로 뭘 두고 가기가 쉬운 것 같아요.” 엄마는 음식 바구니를 들고 계단을 오르시며 말씀하셨어요. 


아이들은 아직 잠들어 있었어요. 곧 출근을 해야 하는 아빠를 위해 아빠와 엄마는 먼저 아침 식사를 시작했어요. 그때 갑자기 아빠가 멈칫 뒤를 돌아보시더니 큰 창문 밖으로 고개를 내미셨어요.  


“새끼 고양이가 야옹거리는 것 같은데? 아닌가? 잘 보이진 않는데 어디서 소리가 자꾸 나는 거지? 당신도 이리 와 봐요.” 엄마도 의자를 뒤로 밀어 밖을 내다보았어요. 


“저기 큰 나뭇잎 아래 좀 봐요.” 아빠가 손가락으로 가리켰어요. “저기 뭔가 조그마한 게 움직이는 거 보여?” 엄마는 한숨을 쉬며 아이들을 불렀어요. “디나! 세리! 누군가 우리 뒤뜰에 새끼 고양이를 두고 간 것 같구나!”  


아이들은 두 번 부를 필요도 없었어요. 단숨에 뛰어 내려와 뒷문으로 갔어요. “야옹아, 이리 와! 야옹아!” 어디 있는지 잘 보이지 않는 새끼 고양이를 계속해서 불렀어요. 그때 큰 나뭇잎 아래에서 작고 까만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사뿐사뿐 뛰어 잔디를 가로질러 아이들의 따뜻한 손안으로 들어왔어요. 


“또 이렇게 될 줄이야. 아이들은 오늘 떠나는데 이렇게 어린 새끼 고양이를 나 혼자 키울 순 없어. 다른 누군가가 돌봐줘야 할 것 같은데. 남편도 그렇게 생각할 거야. 더 이상 반려동물은 없다고 했으니까.” 엄마가 중얼거리셨어요.


더 깊이 알기 

출애굽기 1~6장; 부조와 선지자(영문) 241~263; 살아남는 이들(영문) 105~116; 재미있는 성경 이야기(영문) 2권 75~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