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19일

엘렌의 머리망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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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미 쉐랄드 각색

이 이야기에 나오는 소녀의 이름은 알려져 있지 않아요. 그래서 여기서는 에바라고 부르기로 할게요. 에바는 캘리포니아의 언덕 위에 있는 한 대학교 근처 크고 아름다운 집에 사는 학생들 가운데 한 명이었어요. 그 집 주변에는 다양한 과일나무들과 꽃정원이 아름답게 가꾸어져 있었어요. 그 집은 바로 엘렌 화잇이 연로해진 후로 살던 집이었답니다.

엘렌은 학생들을 돕는 것을 참 좋아했어요. 엘렌의 집에서 함께 지내던 학생들도 예수님의 특별한 일꾼인 엘렌과 함께 사는 것을 무척 좋아했지요.

어느 날, 에바는 엘렌의 부탁을 받고 무언가를 가져다주려고 엘렌의 침실로 들어갔어요. 하지만 서랍장 옆을 지나다가, 문득 걸음을 멈추었어요. 서랍장 위에 무언가 놓여 있는 것을 보았거든요. 그건 부드러운 실크로 만든 머리망이었어요. 그 시절의 여성들은 머리망을 자주 사용했는데, 에바도 그것을 너무 가지고 싶었어요! 그 순간, 마치 마음속에서 작은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어요. ‘그냥 가져가 버려. 화잇 부인은 찾지 않으실 거야.’ 하지만 또 다른 작은 목소리가 속삭였어요. ‘그러면 안 돼, 그건 물건을 훔치는 거야.’

에바는 그 머리망을 잠시 바라보다가 주위를 살펴보았어요.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었어요. 결국 에바는 재빨리 머리망을 집어 들고는 자기 방으로 돌아갔어요. 그러고는 조용히 자기 짐가방을 열어서 가방 한쪽 구석에 머리망을 두고는 다시 가방을 닫았어요.

에바는 심부름을 하러 위층에 올라가 있을 때까지만 해도 기분이 좋고 마음도 편안했어요. 그런데 아래층으로 내려온 후로는 겉으로는 웃고 있었지만 마음이 불편하고 전혀 기쁘지 않았어요.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걸 에바 자신도 느끼고 있었던 거예요.

그날 오후, 엘렌은 외출 준비를 하려고 방으로 올라갔어요. 머리를 빗은 뒤 머리망을 찾으려 했지만 평소에 두던 자리에 머리망이 보이지 않았어요. ‘아마 바닥에 떨어졌겠지.’ 하고 생각하며 주위를 살펴보았지만, 바닥 어디에도 머리망은 없었어요. 방 안을 이리저리 둘러보며 열심히 찾아봤지만 끝내 찾을 수 없었지요. “도대체 어디로 간 걸까?” 엘렌이 혼잣말로 중얼거렸어요. 결국 엘렌은 머리망 없이 외출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날 저녁, 예배를 드리는 시간이 되자 언제나처럼 모두가 벽난로 주위로 모였어요. 모두가 이 예배 시간을 정말 좋아했지요. 엘렌은 종종 재림교회가 처음 시작되던 시기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해주곤 했어요. 하지만 그날 저녁은 먼저 학생들에게 이렇게 물었어요. “혹시 내 머리망을 본 사람이 없니? 내 방 서랍장 위에 있었는데 오후에 찾아보니 없더구나. 그게 혼자서 사라질 수는 없을 텐데··· 난 머리망이 필요하단다.”

모두가 조용했어요. 아무도 그 사라진 머리망에 대해 아는 사람이 없는 것 같았어요. 하지만 에바는 모든 사실을 알고 있었어요. 에바는 자신이 머리망을 가져갔음에도 가져가지 않은 척 거짓말을 하고 있을 뿐이었어요.

엘렌은 그 이후로 더 이상 머리망에 대해 말하지 않기로 했어요. 대신 이 일을 하나님께 맡기고, 기도하며 기다리기로 했지요.

며칠이 지난 어느 날, 엘렌이 다른 일로 에바의 방에 들어가게 되었어요. 그 순간, 마음속에서 한 음성이 조용히 들려왔어요. 엘렌은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천천히 가로저었어요. 그 음성이 시키는 일을 하고 싶지 않았던 거예요. 하지만 그 음성이 다시 들려왔을 때, 엘렌은 조용히 마음을 바꾸었어요.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