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06월 04일

부들의 휴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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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들(Boodle)은 싱가포르와 필리핀에서 선교사 생활을 했던 저자의 반려견입니다.


“바기오에 간다! 바기오에 간다!” 디나와 세리가 손을 잡고 위아래로 점프하는 동안 부들은 마치 무슨 소리인지 이해한다는 듯이 그 주변을 뱅글뱅글 돌며 기뻐했어요. 


매우 덥기만 한 마닐라의 날씨와는 달리 바기오는 무척 시원한 곳이에요. 그래서 그들은 스웨터와 따뜻한 옷들을 항상 가져가야 했어요. 비록 에어컨이 되지 않는 차를 네 시간이나 타야 했지만, 그렇게라도 시원한 곳으로 가서 며칠의 휴가를 보내는 것은 정말 기대되는 일이었어요. 게다가 부들도 함께 할 수 있다는 게 제일 신나는 일이었지요. 


“엄마, 꼭 스웨터를 챙겨가야 해요? 마닐라는 이렇게 더운데요?” 디나가 물었어요. “우리 디나는 바기오에 갈 때마다 꼭 그렇게 묻더라. 전에도 스웨터 챙겨오길 잘했다고 네 입으로 말했던 것 기억하지?” 엄마가 웃으면서 말씀하셨어요.


스웨터가 짐의 전부는 아니었어요. 아이들은 바닷가에서의 놀이를 위해 수영복과 양동이, 모래 삽도 챙겼어요. 엄마는 침대 시트, 따뜻한 담요, 음식과 옷도 챙기셨고요. 그런데 이번에는 중간에 기차도 타기로 했기 때문에, 평소 아늑한 공간을 위해 챙기곤 했던 많은 물건을 더는 가져갈 수 없다고 말씀하셨어요. 하지만 디나와 세리는 들고 다니던 큰 바구니에 ‘여분’의 물건들을 조용히 챙겼어요. 작은 접이식 램프, 통나무집 벽난로 앞에 깔만한 러그, 몇 가지 방석, 작은 시계, 꽃병, 예쁜 냅킨, 좋아하는 게임과 책도 바구니에 넣었지요. 이 물건들은 디나와 세리에게 매우 중요한 것들이었어요. 그리고 챙겨간다면 다른 사람들도 잘 사용할 것을 알았지요. 하지만 엄마는 기차에 탈 때까지도 눈치를 채지 못하셨어요. 


기차에서 내린 가족들은 다시 작은 차로 옮겨탔어요. 디나와 세리는 베개와 담요를 뒷좌석 위에 차곡차곡 올려두고는 그 위에 앉기로 했어요. 챙겨온 짐은 트렁크 말고도 뒷좌석 바닥까지 두었지요. 엄마도 ‘여분’의 물건들을 그제야 발견하고는 즐거워하셨어요. 자, 작은 차가 이제 출발합니다. 가족들은 부푼 마음을 안고 바다 풍경을 구경하며 해변도로를 따라 달렸어요.


한편 부들도 디나, 세리와 함께 뒤에 앉아 모든 것을 같이 보고 싶어 했어요. 부들은 앞을 구경하기 위해 아빠 어깨 위로 머리를 두며 셔츠에 침을 흘렸지요. 하지만 운전 중이던 아빠는 부들의 강아지 키스가 점점 불편해졌고, 결국 부들은 자리를 옮겨 구경해야 했어요. 불쌍한 부들, 이번에 부들은 뒷좌석의 옆 창문 밖으로 머리를 내밀었어요. 귀는 바람에 펄럭였고 마을의 개들에게 ‘컹컹’ 인사하며 짖어대는 모습은 정말 신나 보였어요.


마침내 가족들은 아름다운 해변에 도착했어요.



더 깊이 알기

창세기 15~18장, 19:1~30; 부조와 선지자(영문) 136~144, 156~170; 살아남는 이들(영문) 75~79; 재미있는 성경 이야기 1권 156~167